안성이라는 지역을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남사당패와 바우덕이, 혹은 한적한 농촌 풍경을 먼저 떠올립니다. 저 역시 안성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교과서나 지역 소개 자료에서 접했던 상징적인 이미지가 이 도시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안성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이거나, 특정 행사 때만 찾게 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하지만 실제로 안성에서 하루를 보내며 천천히 걸어본 경험은 그런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 놓았습니다. 안성은 눈에 띄는 화려함보다는, 걷는 동안 서서히 드러나는 공간의 결이 인상적인 도시였습니다. 중심지와 외곽의 경계가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져 있었고, 생활과 자연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은 채 나란히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안성만의 속도와 분위기가 비교적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