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이라는 도시는 지도만 보면 넓은 산지와 계곡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제가 포천 곳곳을 직접 걸으며 느낀 분위기는 그보다 훨씬 세밀했습니다. 포천의 공기는 계절마다 다른 결을 갖고 있었고, 제가 걸었던 길들은 시간대에 따라 공기 흐름과 빛의 질감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른 아침에 제가 산자락 근처를 걸으면 차가운 공기가 발목 주변을 천천히 스치고 지나가며, 계곡에서 올라오는 습기가 길바닥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오후 시간대에는 따뜻한 햇빛이 오래된 돌담과 주택 지붕 위에 걸리며 공간에 은근한 온기를 남겼습니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포천이라는 도시는 단순히 자연 풍경이 좋은 지역이 아니라, 걸을수록 그 미묘한 결이 드러나는 도시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