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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탐방기]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느낀 사람 사는 냄새

news-info0818 2025. 10. 6. 16:16

충청도의 중심 도시 청주에는 오래된 생활의 터전이 있습니다. 바로 청주 육거리시장입니다. 이름 그대로 여섯 갈래 길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은 이 시장은, 수십 년 동안 충북 주민들의 삶을 지탱해온 생활형 시장입니다. 대형마트가 도심에 들어서고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전통시장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육거리시장은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로 붐비는 곳입니다.

 

저는 이번에 직접 시장을 걸으며, 세월이 남긴 흔적과 동시에 살아 있는 정겨움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통시장 탐방기]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느낀 사람 사는 냄새

 

1. 육거리시장의 역사

육거리시장은 1970년대에 형성되어 충북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름은 시장 중심부에서 여섯 개의 길이 만난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과거에는 장날마다 인근 농민들이 모여들어 물건을 사고팔며 흥성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충청도의 대표 시장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2. 시장 속 풍경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과일 상점에서는 “오늘 사과 달고 좋아요!”라는 외침이 울려 퍼지고, 생선 가게에서는 바닷내음이 풍겼습니다. 곳곳에는 반찬가게와 잡화점이 줄지어 서 있어 생활의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시장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한 편의 드라마 속 장면을 보는 듯했습니다.

 

3. 사람들의 이야기

닭집을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30년째 여기서 장사해요. 예전에는 장날이면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요즘은 손님이 줄어서 속상하지.”라면서도 “그래도 단골들이 찾아와 주니까 힘이 나요.”라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시장 곳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땀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었습니다.

 

4. 육거리시장의 별미

시장에는 먹거리도 풍성했습니다. 따끈한 순댓국, 기름에 노릇하게 구워낸 빈대떡, 고소한 뻥튀기 냄새가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저는 직접 빈대떡 한 장을 사 먹었는데, 바삭한 식감 속에서 묵직한 콩의 맛이 살아 있었습니다. 길 건너 분식집에서는 매콤한 떡볶이와 김밥을 먹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5. 시장이 마주한 현실

하지만 육거리시장 역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의 확산,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방문객이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인들은 “시장이 사라지면 사람과 사람의 정이 함께 사라진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시장은 단순한 경제 활동의 공간이 아니라, 이웃과 이웃이 안부를 묻고 관계를 이어가는 공동체의 장이기도 합니다.

 

6. 탐방을 마치며

시장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할머니가 운영하는 떡집이었습니다. 갓 쪄낸 가래떡을 한입 베어 무니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주는 삶의 흔적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청주 육거리시장은 충청도 사람들의 일상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따뜻한 관계와 진심이 살아 있는 곳이죠. 만약 청주를 방문한다면 대형 쇼핑몰 대신 육거리시장을 걸어보길 권합니다. 그곳에서는 물건을 사는 것 이상의, 사람과 이야기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