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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탐방기] 전주 남부시장에서 만난 밤의 온기

news-info0818 2025. 10. 4. 20:10

전주는 한옥마을로 유명하지만, 그 곁에는 여전히 생활의 냄새가 나는 시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전주 남부시장입니다. 낮에는 전통시장의 정겨움을, 밤에는 청년들이 꾸민 문화 장터의 활기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죠.

 

저는 이번에 남부시장을 직접 걸으며, 전주의 삶과 역사가 어우러진 현장을 기록해보았습니다. 흔히 관광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만,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이곳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가 만나는 다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통시장 탐방기] 전주 남부시장에서 만난 밤의 온기

 

1. 남부시장의 역사와 변화

전주 남부시장은 1900년대 초반에 자리 잡은 오래된 재래시장입니다. 당시에는 농산물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전주 사람들의 생활 중심지로 자리했습니다. 지금은 한옥마을과 인접해 관광객도 많이 찾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장바구니를 책임지는 생활형 시장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2. 낮의 남부시장 – 삶의 공간

낮에 찾은 시장은 여전히 정겹고 소박했습니다. 과일 가게 앞에는 “전주에서 제일 맛난 사과예요!”라는 상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할머니들은 무와 배추를 고르며 흥정을 이어갔습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전해지는 말소리와 웃음은,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온기였습니다.

 

3. 청년 상인들의 등장 – 야시장 풍경

남부시장의 진짜 매력은 해가 지고 난 뒤 시작됩니다. 주말이면 남부시장은 청년 상인들이 운영하는 야시장으로 변신합니다. 작은 푸드트럭과 손수 만든 소품 가게들이 줄지어 서고, 젊은이들의 음악 공연이 분위기를 채웁니다. 저는 이곳에서 수제 만두와 고소한 호떡을 맛봤는데, 전통시장에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독특한 활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4. 사람들의 이야기

시장 안에서 만난 청년 사장님은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시장에 가게를 낸다는 게 걱정됐는데, 오히려 시장 손님들과 교감할 수 있어서 좋아요. 할머니 손님이 제 가방을 사가시면서 ‘손주 선물로 주겠다’고 말했을 때는 정말 뿌듯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그 말에서 시장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세대 간 연결고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5. 전통과 현대의 공존

전주 남부시장은 낮에는 전통적인 장터의 모습, 밤에는 젊음과 문화가 어우러진 장터로 변화합니다. 이 모습은 단순히 상업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도 어떻게 시장이 지역 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대형 마트가 흉내 낼 수 없는 ‘이야기와 교류’가 바로 이곳의 매력입니다.

 

6. 탐방을 마치며

시장 골목 끝에서 불빛이 반짝이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단순한 소비가 아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전주의 남부시장은 과거와 현재가 손을 잡고 공존하는 드문 공간이자, 지역 공동체가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주 남부시장은 사라져가는 전통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한 전통시장입니다. 낮에는 오랜 세월을 지켜온 상인들이 삶을 이어가고, 밤에는 청년들이 새로운 문화를 불어넣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시장을 넘어, 서로 다른 세대와 가치가 만나는 특별한 무대입니다. 전주를 찾는다면 한옥마을만 둘러보는 대신, 남부시장에서 하루의 낮과 밤을 모두 경험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시장’이라는 공간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